“형. 낮에 호연이가 복숭아 주고 갔는데 먹을래?” “지금 공부 중인 거 안 보이십니까? 공부 중에는 음식물 섭취 금지입니다.” “다 먹고 살자 하는 짓인데 왜 안 됩니까? 남의 집에 불쑥 찾아와 놓고 뻔뻔하신 거 아닙니까?” “입이 자유분방한 걸 보니 아픈 건 엄살이었나 봅니다?” “…아 둘 다 시끄러워!! 나 공부하는 거 안 보여?!” 월영과 설영의 기...
그녀가 나간 뒤 두 사람은 직원이 가져다 준 시원한 녹차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찬이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시현이 그녀에게 느끼는 불안감과 초조함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 시현은 불안감을 떨치기 위해서 다른 곳에 집중하고 싶었다. “…만화방이나 갈래?” 시현은 생각을 떨치기 위해 만화방에 누워서 만화를 잔뜩 읽고 싶어졌다. “만화방...
어째서 이렇게도 무모할까. 류천은 제 부하에게 업혀 늘어진 현앙을 보며 낮게 한숨을 내쉬었다. 류천의 한숨소리에 부하가 걸음을 멈추었다. “식구들을 시켜 현앙이 숨긴 어린 노비를 수색하고 찾으면 나를 부르라고 전해라. 그리고 현앙은 방에 눕히고 의원을 불러주도록 해.” “예, 알겠습니다.” 명령을 받은 부하는 류천 대신 현앙을 등에 업고는 재빠르게 향락가로...
약속 같지 않았던 약속. 류천은 가끔은 저와 놀아달라던 현앙과의 약속을 지켰다. 바쁘더라도 잠깐 짬을 내어 현앙에게 얼굴을 비추었고, 먹을 걸 좋아하는 현앙을 위해서 장터에서 맛있는 걸 사다 주기도 했다. 향락가 식구들도 그런 류천의 모습은 처음이었는지 현앙과 있을 때면 꼭 형제나 부자 관계 같다며 웃기도 했다. 류천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인상을 구겼지만...
류천은 현앙을 데리고 세워둔 마차로 돌아왔다. 운전사는 류천의 옆에 있는 어린 현앙을 보고 잠시 놀란 표정을 짓고는 인자하게 웃어 보였다. 현앙은 낯선 사내의 웃는 얼굴을 보며 경계하다 류천이 어깨를 토닥이자 희죽 웃어보였다. “새 식구입니까?” “그래. 향락가까지는 얼마나 걸릴 거 같나?” “날이 좋아서 금방 도착할 거 같습니다.” 운전사의 말에 류천이 ...
응애, 응애―. 빈민촌 구룡마을. 오늘은 늘상 아침을 알리는 닭이 아닌 아기의 울음소리가 아침을 깨웠다. ‘우리 마을에 아기가 있었던가?’ 마을 사람들은 낯선 울음소리에 하나 둘 집에서 나와 소리가 들리는 곳에 모였다. “누가 아기를 버리고 간 거 같은데?” “아이고, 부모한테 버림받았구만.” 마을 입구. 박스에 넣어진 아기는 오른쪽 눈가에 피를 흘리고 있...
설영이 지내고 있는 여관으로 온 두 사람은 어김없이 꼬박 공부를 했다. 제게는 새로운 공간이니 조금 노는 시간을 가진 후에 공부를 하지 않을까? 하는 작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던 현앙을 비웃듯이 설영은 바로 공부를 시작했고, 본인이 가르쳐야 할 부분까지 다 가르치고 나서야 공부를 끝냈다. “조금 쉬죠.” 설영이 내준 범위를 홀로 공부하던 현앙은 설영의 말에 ...
현앙은 기분이 좋은 듯 콧노래를 부르며 향락가로 돌아왔다. 오늘은 쉬는 날이니 방으로 들어가서 설영이 내준 숙제를 하며 시간을 보낼 생각이었다. “월영?” 현앙은 제 방 앞에 앉아 있는 월영을 보며 걸음을 멈추었다. 현앙이 온 것을 확인한 월영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공부 다녀와?” “어? 으응. 근데 무슨 일이야?” 현앙의 물음에 침묵하던 월영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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